오늘은 '높은 하늘의 한국인'이라는 웹소설을 리뷰하려 한다.
소설 초반부는 2차대전 시기에 미국이 진주만 폭격을 당하고 해군 병력이 박살났을 무렵에 주인공이 전투기 파일럿으로 모함에 오르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 후 주인공이 부족한 여건에서 일본군과 공중전을 치르는 것으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설의 메인은 당연히 전투기들의 공중전인데 이게 화려하고 실감나서 저절로 몰입이 되었다. 다만 전투씬을 읽을 때 불편한 점이 있다면 전투기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여 직접 찾아봐야했다.
예를 들어 코브라 기동을 했다고 해서 그걸 찾아본다던가. 소설을 보다보니 어쩔 수 없이 각종 전투기 기동들을 찾아봤는데 글로 표현하려 해도 독자가 이해 못할 거 같아서 그냥 안한 거 같기도 하더라. 하지만 찾아보고 해당 기동을 이해한다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전투씬이 재밌어지기 시작하고 소설 속에서 나오는 여러 공중전들이 하나 같이 재밌어서 찾아본 시간이 아깝진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여러 전투들을 거치면서 주인공이 진급하고 유명해지는, 전투-보상 사이클이 잘 돌아가서 독자 입장에선 공중전에서 활약하는 주인공에게서 재미를 한번 느끼고 전투 후 치하받고 승진하고 유명해지는 주인공에게서 추가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부분은 아무래도 주인공이 저지르는 잔혹한 행동일 것이다. 수제 네이팜탄을 제작해서 적군에게 사용하는 것, 탈출하는 적군 조종사를 전투기 날개로 치고 지나치며 죽이는 것 등 작중에서 현대 기준으로는 전쟁범죄인 것들 혹은 전쟁범죄는 아니지만 일부 독자들이 눈살을 찌푸릴 수 있는 내용이 존재한다.
주인공 입장에선 여건도 부족하니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써먹어야겠다, 적군 조종사들 탈출하게 두면 다시 전투기 타고 날아올텐데 죽이는 게 낫다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납득할 수 없는 독자들도 있을테니 이 점을 고려해서 읽을지 말지를 결정해야할 것이다. 참고로 난 시원시원하게 다 때려부수고 죽이길래 재밌게 봤다. 소설은 소설로 봐야지.
주변인물들도 거슬리지 않고 괜찮게 조형이 된 작품이다. 주변인물들과 주인공 간의 케미나 대화의 티키타카는 웹소설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리는데 이 소설도 적당히 매력있는 등장인물들로 소설을 더욱 재밌게 만들었다.
그리고 작가가 2차대전 당시의 독일을 좋아하는지 작중에서 독일에 대한 묘사가 좀 우호적인 면이 있다. 헤르만 괴링과 히틀러가 약물 중독이 치료되는 등 독일을 원래 역사처럼 박살내지 않고 연착륙시키려고 하는게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재밌는 작품이었지만 끝마무리는 좋지 않았다는게 흠이다.
2차대전이 마무리되고, 여타 대역 소설들이 그렇듯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행보를 보여주며 소설이 끝으로 달려가나 했으나 갑자기 주인공이 현대까지 살아있게 되고 현대엔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그대로 연중을 때려버렸다.
그냥 주인공을 적당히 퇴장시키고 마무리로 나무위키나 현대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단편으로 주인공의 위상을 보여주면 적당히 마무리됐을 텐데 너무 뜬금없이 급발진하고 뜬금없이 급정거를 해버렸다.
이런 마무리 때문에 남한테 추천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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