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네 법대로 해라'라는 웹소설을 리뷰하려 한다.
'네 법대로 해라'는 '재벌집 막내아들'로 유명한 산경 작가의 작품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열혈 검사 주인공이 정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다.
이 소설은 정말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작가의 꼼꼼한 자료조사가 엿보이는 고증과 그로 인해 느껴지는 실감과 몰입이 엄청났다. 보면서 감탄했고 자세한 고증에서 우러나는 실감나는 스토리가 참 예술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개인적인 취향에 딱 들어맞은 것이기에 어느정도 걸러 들을 필요는 있다.
소설 초반부는 법과 재판에 대한 일반인과 법조인의 차이를 돋보이게 썼는데 이게 특색 있고 흥미로운 소재라서 초반부터 빠져들었다. 변호사의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의뢰인이 조금은 손해 보도록 설득하는 것이라는 내용, 판사와 검사도 결국은 공무원이라는 내용 등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한 내용을 다루면서 점점 몰입하게 되더라.
예를 들면, 여대생A가 마약 유통 혐의를 받고 있다고 치자. 하지만 여대생A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고 실제로 범인이 아니다. 하지만 무죄는 증명할 수 없지만 유죄는 증명할 수 있었다. 단순한 와인인 줄 알고 마약을 운반하며 생긴 지문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이 경우 변호사는 절대로 검사측을 이길 수 없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에 따르면 최하 5년에서 무기징역까지다. 때문에 검사가 아무리 낮게 구형한다고 해도 5년이다. 하지만 마약 유통이 아니라 단순 복용자로 처리하면 초범이기 때문에 무조건 사회봉사 몇 시간이 나오기에 마약 복용을 인정하고 끝내는 게 가장 피해를 덜 보는 시나리오다.
A가 절대 그럴 리 없다는 것을 검사가 알아도 결국 이 사건을 담당한 검사도 공무원이다. A를 그냥 풀어주면 언젠가 있을 내부 감사에서 문제가 되기에 기소하지 않을 수 없었고 변호사는 A가 마약을 복용하지 않았는데도 복용 사실을 인정하라고 설득할 수 밖에 없다.
위와 같은 내용처럼 평소에는 접할 일 없는 법조계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줘서 흥미롭게 읽었고 주인공이 풀어가는 사건들도 어느 시의 시장이나 모 국회의원이 연관된 사건 같은, 뉴스에서 접한 기억은 나지만 정확히 어떻게 진행됐는지, 그 내막은 어떻게 흘러갔는진 모르는 것들을 소재로 다뤄서 재밌게 읽었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케미도 좋았다.
열정 넘치고 구린 곳을 감지하면 머리를 들이미는 주인공과, 같은 팀의 노련한 선배 검사들이 주인공을 커버치고, 조력하는 등의 케미가 재밌게 읽혔다.
거기다 더 큰 권력을 원하는 검사장, 적당히 지내다 퇴직하고 변호사 사무소를 열고 싶은 부장검사, 검찰 개혁을 원하는 검찰총장 등등 등장하는 검사들의 목표가 서로 다르고 부딪치는 부분이 있어 스토리가 굴러가면서 생기는 이들의 마찰은 소설을 더 실감나고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주인공의 조력자로 한 고려시대의 도사 유령이 나오는데 이 조력자의 설정도 좋았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웬 유령인가 했는데 이 조력자로 인해 어릴적 병약했던 주인공이 어떻게 법대 진학을 하게 되었는지, 왜 이렇게 싸움을 잘하는지 등에 대한 개연성이 마련되었으며 필요할 때 적절한 조언도 해주는데다가 대화를 주고 받으며 재판의 진행과정 등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매끄럽게 독자에게 전달해주기 때문에 그렇다.
또한 유령과의 관계로 인해 주인공이 좀 더 입체적이게 되었다.
반면에 조력자 설정으로 인해 마음에 들지 않는 요소도 생겼다. 유령은 옆에서 나중에 우리가 큰 일을 겪을 것이고 이에 대비해야한다는 말을 초반부터 드문드문 말하는데 난 개인적으로 주인공의 의지와 관계 없이 닥쳐오는 불합리한 위협과 주인공이 항거할 수 없고 불이익까지 주는 초월적인 악역을 매우 싫어하기에 그런 점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위협과 고려시대 도인 유령의 설정은 작품 전체에 개연성을 불어넣었고 사건의 인과관계에도 끼어 있으며, 이 둘의 퇴장도 깔끔하게 마무리 되어서 내 개인적인 취향은 차치하고 보면 나쁘지 않은 설정이었다고 본다.
총합하자면, 상술한 대로 아주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고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볼 게 없다면 이 소설을 아주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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