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소설 리뷰/문피아

[웹소설 리뷰] 대영제국에서 작가로 살아남기

이자다 2023. 8. 10.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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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문피아 소설을 읽었다.
 
'대영제국에서 작가로 살아남기'는 이제 막 100화 남짓 연재된 작가물, 대체역사물 소설이다. 대체역사물인가? 할 수 있는데 작중 배경은 현실의 대영제국을 다뤘고 작중 인물들도 실존 인물들이기에 대체역사물이라 해도 될 것 같다.
 
현대의 웹소설 누렁이 겸 작가가 벨 에포크 시기의 대영제국으로 트립하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장점을 세 가지 정도로 꼽을 수 있는데 이 장점들이 대체역사물과 작가물의 혼합인 이 작품의 재미를 높게 끌어올려주는 것 같다.
 
 
 

장점 1. 자세한 고증

 
벨 에포크 시기의 대영제국에서 활동한 루이스 캐럴, 아서 코난 도일, 미합중국의 마크 트웨인 등의 인물들이나 왕립문학협회 같은 단체에 대한 고증과 자료조사가 꼼꼼하게 이뤄졌다는 게 소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와닿는다. 
 
이 인물들이 원래 역사에선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 말년은 어땠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니 이 소설에서의 달라진 행보가 더 눈에 들어온다.
 
거기다가 작가가 매 화 후기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이나 단체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것도 플러스 요소인 것 같다.
 
 
 

장점 2. 주인공의 소설

 
주인공이 작중에서 연재하는 소설의 묘사도 괜찮았다. 주인공이 연재하는 소설이 너무 재밌다는 의미가 아니다.
 
주인공의 소설을 작가가 자세히 묘사하지 않아도, 간단한 설명과 묘사만 독자에게 제공해도 독자가 보기에 작중에서 대중에게 사랑받는 것이 쉽게 납득이 되고, 개연성도 충분해 보인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소설은 딱 미래에 인기 있는 클리셰들을 이거저거 버무려 제공하는 선에서 그친다. 이세계 트립 + 정령 + 판타지 + 이종족 + 아카데미물 등을 섞은 작품, 스팀펑크 + 다크히어로 + 어반판타지 + 히어로 + 라이더 + 오토메일 등을 섞은 작품 등 다양한 클리셰들을 섞어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인기를 얻는다.
 
당장 현실에서 내놓아도 그럭저럭 팔릴 것 같은 클리셰 짬뽕물을 백수십년 전 사람들에게 선보이는데 '이게 인기가 있을리가 없잔아.' 라는 생각을 할 독자는 몇 없을 것이다.
 
 
 

장점 3. 다양한 스토리 소재

 
이 소설의 스토리 소재는 소설 연재만이 아니라 이것저것 다양하다.
 
연극으로의 미디어 믹스 과정에서 과거에 유명했던 배우들을 등장시키거나, 학습용 소설을 실존했던 전문가와 협업하여 연재하고, 작가일을 하기 전에 미래의 미술품 지식들을 이용해 활약했던 미술품 경매업에 대한 에피소드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특히 소설을 연재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등장시켰던, 아직 세상에 발견, 발명되지 않은 X-RAY나 폰지사기 등 여러 금융범죄들이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영감을 줘서 굴러가는 스토리도 꽤 재미있었다.
 
그리고 추가로 무리하게 갑자기 히로인 포지션에 누군가를 집어넣지 않아서 좋았다.
 
광고계의 흥행 키워드인 3B. Beauty, Beast, Baby는 웹소설에도 어느정도 적용되는 공식이라 이를 알아챈 작가들은 무작정 귀여운 동물, 예쁜 히로인, 사랑스러운 아이 등을 무작정 소설에 등장시키려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작중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는지는 몰라도 다른 여러 작품들과는 다르게 적당히 주변에 여성 등장인물을 회계사, 편집자 등으로 자연스럽게 추가만 하고, 이 등장인물들의 비중을 억지로 늘리지 않으며 필요할 때만 등장시킨다. 히로인에 대한 부분은 조심스레 밑밥을 깔아두고 나중에 차차 진행시키려는 것이 보이는데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전반적으로 매우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다. 꽤나 추천할만 소설이라 생각하고 특히 작가물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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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2 업데이트
 
요즘은 이 소설이 지루해져서 읽는 걸 그만뒀다.
 
작품 초기에는 대영제국에서 여러가지 장르의 소설을 연재하며 작가물을 보러 온 독자들에게 재미를 안겨줬지만,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왕립문학회와 정치, 여론 쪽에서 다투거나, 정치적으로 안좋은 일에 휘말린 작가를 구하거나, 안좋은 일에 휘말린 철학자를 구하는 등 작가물과 거리가 먼 내용의 비중이 점점 높아진다.

특히 최근에는 보어전쟁에 주인공이 영향을 끼치는 내용이 연재되는데 이걸 작가물로 봐야할지가 슬슬 의문이다.
 
난 작가물을 보려고 이 소설을 봤는데 흥미가 안생기는 내용만 계속 연재되니 지루해진다.
 
작가 딴에는 작가물 내용만 진행하면 지루할 것 같아 이런저런 소재를 섞은 것 같은데 이것 때문에 정작 작가물을 기대한 나라는 독자에겐 작품이 작가물로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완결이 되고 다른 사람들의 후기가 괜찮다면 다시 읽어볼 의향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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