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소설 리뷰/문피아

[웹소설 리뷰] 히틀러가 되었다

이자다 2023. 8. 16.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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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되었다는 문피아에서 연재하는 대체역사 빙의물 소설이다.

 

아마 히틀러를 주인공으로 삼아 군인 시절부터 시작하는 소설은 이게 처음인 것 같다.

 

전형적인 대체역사물, 빙의물이지만 주인공의 능력에 작가가 조금 더 개연성을 불어넣었다.

 

보통 대체역사물의 비판점 중 하나가 주인공의 유능함에 있다. 아무리 역사 지식이 석박사급이라 해서 과거로 갔을 때 이렇게까지 행동할 수 있냐는 물음을 자주 받는 장르이다 보니 그 점을 염두에 둔 것 같다.

 

주인공은 하츠 오브 아이언을 하다가 히틀러에 빙의되고 독일을 강대국으로 만들라는 미션을 받게 되고, 미션을 클리어하지 못하면 회귀하게 된다. 히틀러로서의 첫 삶에선 독일군 원수, 두번째 삶에선 총통, 세 번째 삶에선 다른 나라로 가서 살다가 죽었다.

 

주인공은 독일을 강대국으로 만들어야 회귀를 끝내고 이 현실로 복귀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독일을 강대국으로 만들기 위해 본인이 지닌 역사적 지식과 세 번의 삶에서 얻은 경험으로 무장하여 독일을 이끌게 된다.

 

 

 

 

필력은 안정적이나 스토리와 전개 시점 등에서 비판점이 보인다.

 

우선 타 국가와 전쟁파트에 들어가면서 병사 1인칭 시점이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

 

병사 1인칭 시점이 나오니 전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파악하기는 좋으나 이 비중이 지나치게 많아서 주인공이 몇화씩 사라져서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물론 병사 1인칭 시점이 많으니 전쟁의 전개, 전장의 박진감, 참혹한 묘사가 와닿고, 국가간 전쟁에서 한 국가가 점점 밀리다가 패전이 목전에 다가오는 긴박한 상황 등을 더욱 박진감 있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게 다른 대역과 비교했을 때 전투 묘사가 많아 나름 보는 맛은 있다.

 

하지만 비중이 심하게 한쪽으로 쏠려 지루해진다. 이런 화도 한두번이어야지 오래도록 지속되니 집중이 안된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에게 비중을 할당할 수 없다면 적어도 시점을 전장에서 돌려서 전쟁 전 군비 때문에 힘들다던 경제 상황이나, 여성들을 공장 노동자로 투입한 것에 대한 반응이나, 여성들이 전쟁에 나간 남편과 아이, 아버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기존에 조금씩 뿌려둔 밑밥들을 활용해 내용을 환기하고 이를 주인공에 대한 평가와 엮어서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면 위대한 지도자 포지션인 주인공에 대해서 어찌 생각하는지 보여주며 주인공이 위대하다 어쩌다 하는 뽕도 채워줄 수 있을 텐데.

 

지금껏 본 대역소설 중에서 최고로 꼽을 정도로 전쟁 시 주인공 비중이 실종되는 소설이다.

 

 

다행히 병사 시점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였는지 작품이 진행되면서 독소전이 벌어질 때는 주인공과 전장 묘사의 비중이 적절하게 조절되는 모습이 보여진다. 피드백 수용에 적극적인 점은 칭찬할 만하다.

 

 

 

 

그리고 뜬금없이 대한민국 독립군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한 화의 절반이 넘어가도록 작성하다가 댓글에 반발이 심해서 수정한 부분도 보이고, 일본이 선전포고하면 소련 영토를 통과해 육군을 이동시키면 된다고 주장하는 뇌절도 보이는데 이런 부분은 우려된다. 

 

독립군 지원 부분은 독자들의 반발이 너무 심하자 수정했는데 이런 부분이 작품의 향후 전개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한다.

 

'내가 히틀러라니!'나 '나, 스탈린이 되었다?!' 와 같은 소설과 같은 행보를 보이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히틀러라니!'는 별 도움도 안되는 한국을 미래의 요충지라며 너무 심하게 도우면서 히틀러의 결정이 옳았다며 억지 실드를 쳐주고, '나, 스탈린이 되었다?!'는 한국인을 무슨 원거리 무기를 특출나게 잘 다루는 사기 종족인 것 마냥 묘사하면서 독립군을 돕는 당위성을 챙기기도 했는데 '히틀러가 되었다' 에서도 이런 전개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또한 작중 루스벨트 대통령이 히틀러의 계속되는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계속 적대하고 독일을 공격할 빌미를 찾는 내용이 계속 나오는데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루즈벨트 1인칭 시점으로 명확하게 설명했으면 좋을 것 같다. 

 

루즈벨트가 독일을 적대하는 이유나, 미국 내 독일의 영향력이 루즈벨트 시점으로 약간 서술되거나 지나가듯 언급되어서 독자들이 수긍하기 힘들다.

 

또한 최근 영국과 전쟁이 발발했는데 이 과정도 밑밥이 충분히 깔리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진행했다는 평을 받는다. 댓글의 반응을 보면 참전 원인을 더 보강하여 독자들을 납득시켰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이건 초보 작가들이 주로 저지르는 실수인데, 보통 소설의 전개가 전부 머릿속에 들어있는 작가만 개연성이 있다며 납득하고 내용을 진행하고, 창작자인 작가와는 다르게 독자는 이 내용의 개연성에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이런 점은 염두에 두고 소설을 연재하면 좋겠다.

 

 

 

 

총평을 하자면

 

무난한 필력과 무난한 내용을 가지고 있는 대독일물 대체역사물 빙의물이지만, 상술한 비판점이 눈에 밟혀 무작정 추천은 못하는 소설이다.

 

물론 심각한 문제점은 아니니 대충 뭉게고 보면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고 나도 재밌게 보며 연재를 따라가고 있으나 이런 부분이 거슬리는 독자라면 추천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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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2 업데이트

 

최근 이 소설을 따라가는 것을 그만뒀다.

 

댓글로도 계속 지적이 되는 내용인데,  명백하게 주인공이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협상도 좀 불리하게 끝내거나 작품의 길이를 늘리려는 작위적인 내용 전개가 눈에 띄게 많아져서 더 따라갈 가치가 없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독자들이 최근 이런 행보에 지쳤는지 많이 이탈하는 모양세를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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